내년 8월 실시하는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입학을 위한 법학적성시험(LEET) 과목이 언어이해와 추리논증, 논술로 확정됐다. 과목별 출제유형도 예시문항과 함께 공개됐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은 “첫 LEET시험은 언어이해와 추리논증 영역에서 각각 40문항, 논술영역에서 2~4개문항이 출제된다”고 20일 밝혔다. 언어이해와 추리논증 영역은 지문과 함께 5지선다형으로, 논술 영역은 지문과 함께 서술형으로 출제된다. 언어이해 영역은 90분 추리논증은 120분, 논술은 150분의 시험시간이 주어진다.
◇ 언어 이해 영역= 인문과 사회, 과학·기술, 문학·예술 등 다양한 분야의 지문을 활용해 로스쿨 교육에 필요한 언어 이해 능력, 의사소통 및 종합적 사고능력을 평가한다.
평가원은 “특정분야에 깊은 지식이 있어야 풀 수 있는 문제는 제외했다”면서 “정규대학을 마친 수험생이면 지문에 제공된 정보를 종합적으로 사고해 풀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평가내용은 주로 어휘의 의미와 용법을 이해하는지, 어휘와 문장·텍스트를 이해하고 분석할 수 있는지, 주어진 자료로 결론을 추론하거나 비판할 수 있는지, 분석과 추론, 비판을 바탕으로 창의적 사고를 할 수 있는지를 묻게 된다.
공개된 예상문제에는 ‘수돗물’과 같이 ‘한자어’에 ‘고유어’를 붙혀 쓸 때 사이시옷을 사용해야 하는지를 묻는 국어정서법 문제, 품질(品質)의 질과 질곡(桎梏)의 질이 서로 다른 한자임을 묻는 한자어 끝말잇기 등이 제시됐다.
평가원 관계자는 “수험생이 스스로 쌓은 독서 체험의 폭과 깊이가 문제해결능력을 좌우하게 될 것” 이라고 말해 학원 등을 통한 짧은 기간 학습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임을 시사했다.
◇ 추리 논증 영역= 이 영역에서는 사실이나 견해, 정책이나 실천적 의사 결정 등을 다루는 일상적인 소재와 논리학·수학 인문학, 사회과학, 과학·기술 등 다양한 분야의 소재를 활용해 로스쿨 교육에 필요한 추리와 논증능력을 측정한다. 추리는 언어추리와 수리추리, 논리게임 유형문제로 세분되고 논증은 분석 및 재구성, 비판 및 반론, 판단 및 평가 유형으로 나눠진다. 언어추리는 일상어를 통해 이뤄지는 추리, 수리추리는 수리적인 자료로부터 수리적으로 이뤄지는 계산이나 추리를 말한다. 논리게임은 연역적인 추리능력을 검사하는 전형적인 논리퍼즐을 의미한다. 제시된 예제로는 ‘충분조건’ 과 ‘필요조건’의 논리분석을 이용한 논리게임문제와 수리추리문제가 주종을 이뤘다. 언어추리 문제로는 남아프리카에서 다이아몬드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읽고 추리과정을 분석하는 문제, 영국 화학자 프리스틀리의 이론을 읽고 이를 반박하기 위해 적당한 실험방법을 고르는 문제 등이 출제됐다.
이밖에 사형폐지제도에 대한 국제적 논의와 대리모허용에 대한 문제, 인종차별문제등 시사적 내용도 예시문으로 활용됐다. 평가원측은 “추리논증 영역은 속도검사(speed test)가 아니라 역량검사(power test)”라며 “상대적으로 많은 시간을 주되(40문항, 120분) 논리적· 비판적· 분석적 사고력과 문제해결능력 등 고등 사고력을 측정할 수 있도록 출제했다”고 설명했다.
◇ 논술 영역= 법조인으로 필요한 논리적 글쓰기를 평가하는 목적으로 구성됐다. 주어진 제시문을 읽고 제시문의 중심 생각을 서술하거나 비교하고 평가하는 등의 문제가 주종을 이뤘다.
하이젠베르크의 ‘부분과 전체’의 지문을 제시하고 등장인물의 주장을 평가하는 문제, 존 롤즈의 ‘정의론’과 국내에서 ‘정의와 다원적 평등’으로 번역출간된 마이클 왈저 ‘Spheres of justice’을 제시하고 이들의 주장을 논증하는 문제 등이 예시됐다.
평가원 관계자는 “1,500자 이상의 답안을 요구하는 큰 문제 하나와 200자~700자 가량의 작은문제 2~3문제 출제할 계획” 이라며 “제시문의 관점이나 논증방식을 이해하는 독해력이 가장 중요한 요소일 것” 이라고 말했다.
